
참좋은교회
CHARMJOEN CHURCH
멋진 하나님의 사람, 맛깔나는 신앙생활, 흥겨운 성도의 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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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하는 날
옛 어른들은 김장을 마치면 일 년 농사 끝냈다고 하셨다. 농사의 완성이 김장이라는 거다.
내일이 추수 감사 주일이다. 오늘 교회가 김장을 마쳤으니 의미가 적지 않다. 김장은 우리 국민의 주식이다.
요즘은 탁월한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세계적인 인기 음식이 되었다.
지난 몇 년 동안 김장 도우미를 해보며, 김치가 밥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거름을 주고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가꾸고 자라게 하고 수확한다. 그리고 김장담그어 식탁에 오른다.
무엇보다 김장은 쉽지 않다. 김장은 전투라는 말을 사용하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오늘 김장을 마치기까지 과정을 돌아본다. 동생이 전원주택에 살면서 텃밭에 농사를 지었다.
농사라고까지 할 수 없는 작은 규모지만, 김장거리는 충분하니 가져가라고 한다.
자기는 배추 20포기 정도 담그는데, 우리 교회에 50포기를 준다는 거다.
거기에 파, 무 갓 등 웬만한 김치 재료도 모두 준비해두었다고 한다. 고맙기 그지없다. 그런데 걱정도 된다.
부실한 몸 상태로 많은 김장재료를 엘리베이터 없는 교회 3층으로 올려야 되기 때문이다.
절임 배추를 사서 할까도 생각했지만, 정성껏 길러낸 채소를 주겠다는 마음이 고마워 가져간다고 했다.
전곡에 도착하니 동생과 제수씨가 밭에서 분주히 움직인다. 직장까지 일찍 퇴근하여, 무와 배추 등, 김장재료를 뽑아 다듬고 있다.
그 모습을 보니 형제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잠언 17장 17절에“친구는 사랑이 끊어 지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를 위하여, 났느니라.” 말씀하신다.
어머니께서도 “뭐니 뭐니해도 형제뿐임을 잊지 말라” 자주 말씀하셨었다. 오늘은 더욱 어머니 생각이 난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김장을 하셔서, 형제들에게 나누어주셨다.
김장 때가 되면 날씨는 왜 그리 추웠던지 바깥마당에 쌓아두었던 배추들이 얼어붙을 정도일 때도 많았다.
고무장갑 하나 없이 맨손으로 입김 불어 손을 녹여가며 김장을 담그셨다.
질그릇 장독은 또한 얼마나 무거웠던가! 힘에 부치니 굴려서 이동시켜야 했고 그러다 깨뜨린 장독도 적지 않았다.
김장에 직접 참여해보기 전까지는 그리 힘든 줄 몰랐고, 어머니 수고도 가벼이 생각하고 살았다.
김치 담그는 일에 참여한 것은 불과 몇 년이 채 되지 않지만 직접 해보니 장난이 아니다.
이번에도 전곡에서 재료를 싣고 와서 엘리베이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3층 계단을 올라 교회로 올렸다.
배추를 짊어지고 첫 계단을 오르는 순간부터 이거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힘겹게 올리고 있을 때, 아내가 퇴근하여 거들어 준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것으로 끝난 것 아니다. 배추를 절여야 한다는 거다.
아니 이 밤에 어떻게 저 많은 배추? 를 절인단 말인가! 산 넘어 산이다.
나는 배추를 반으로 자르고 떡잎을 제거하여 아내를 주면, 소금물에 적시어 김장용 비닐에 넣는다.
그 일은 새벽 3시 가까이 되어서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내는 뒷정리까지 하느라 4시쯤에나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그러고도 두어 시간만 자고 일어나, 분주히 김장 준비를 하고 있다. 철의 여인이다. 나는 아침부터 녹초가 되어있다.
무채를 써는데 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때 정안이네 가족이 들어온다.
이어서 민경 집사 최순옥 권사님 정성기 윤재구 장로님이 연이어 들어 오신다. 든든한 지원군이 도착한 것이다.
푸짐하게 고기도 사 오시고 건강식품도 사 오셨다. 무채도 다 썰었으니 이제는 양념을 버무려야 한다.
본격적인 김장 전투의 시작이다. 남은 힘 모두 이 과정에 쏟아야 할 것 같다.
버무리는 일을 다 하고 나니 기진맥진이다. 나의 일은 여기까지다! 생각하고 장갑을 벗었다.
정 장로님과 윤 장로님이 참전하신다. 생각보다 전투력이 막강하시다.
덕분에 나는 의자에 앉아 달콤한 휴식을 취하였다. 이제 배추에 양념을 넣어서 통에 담는 일만 남았다.
길었던 김장 전투의 끝이 보인다. 여럿의 힘이 합쳐지니 생각보다 수월하게 일을 마쳤다.
푸짐한 점심상이 차려졌다. 장로님께서 사 오신 고기가 김장재료들과 잘 어우러진다.
황제 만찬이 따로 없다. 승리자의 기쁨으로 그동안의 고생과 피로감은 씻은 듯 사라진다.
아! 김장은 이 맛에 하는 거구나! 김장을 마치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손길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주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축복한다.
사랑방이야기 제 538호 ‘김장하는 날’
글쓴이 : 이 능 순